홈페이지를 만들어 준 업체와 연락이 뜸해지면 문제는 화면이 아니라 명의에서 터집니다. 문구 한 줄 고치려는데 관리자 주소를 모르고, 다른 업체에 맡기려니 도메인이 그 업체 이름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매달 비용은 나가는데 회사가 쥔 것은 주소창에 치는 글자뿐인 상태가 됩니다.
이 글에서 확인할 것
- 홈페이지가 도메인·서버·산출물로 나뉘는 이유
- 업체 명의로 등록돼 있을 때 어디서 막히는지
- 명의를 회사로 옮기고 넘겨받는 순서
홈페이지는 세 덩어리로 나뉜다
첫째는 도메인입니다. 주소 그 자체를 빌려 쓰는 권리이고, 등록 기관에 등록자 이름과 관리 담당자 메일, 만료일이 적혀 있습니다. 여기 적힌 이름이 회사가 아니라 제작 업체라면 주소의 주인은 법적으로 그 업체입니다. 돈을 회사가 냈는지는 등록 정보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둘째는 홈페이지가 올라가 있는 서버 자리입니다. 호스팅 계정, 데이터베이스, 회사 주소로 받는 메일 계정이 한 묶음으로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업체가 자기 서버의 한 칸을 떼어 쓰게 해 준 형태면 계정 정보 자체가 회사에 건네진 적이 없습니다.
셋째는 만들어진 결과물입니다. 화면을 구성하는 소스 파일과 이미지 원본, 워드프레스나 자체 관리 화면의 관리자 계정, 로고와 배너의 원본 디자인 파일이 여기 속합니다. 세 덩어리는 서로 다른 곳에 보관되기 때문에 하나를 넘겨받았다고 나머지가 따라오지 않습니다.

업체 명의로 걸려 있으면 벌어지는 일
가장 먼저 겪는 것은 갱신 통지입니다. 만료 안내 메일은 등록 정보에 적힌 담당자 주소로만 갑니다. 그 주소가 폐업한 업체의 메일이면 회사는 아무 연락도 받지 못한 채 만료일을 넘기고, 주소가 풀리는 순간 홈페이지와 그 주소로 받던 회사 메일이 같이 끊깁니다. 거래처가 보낸 견적 메일이 반송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다음은 이전 요청입니다. 다른 업체로 옮기려면 등록 기관에서 발급하는 인증 정보가 필요한데, 이것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등록자로 적힌 쪽입니다. 업체가 미납 대금을 이유로 응하지 않으면 회사는 주소를 놓아두고 새 주소로 다시 시작할지 결정해야 하는 자리에 몰립니다.
현장에서 자주 나오는 실수는 세 가지입니다. 도메인 결제 카드가 업체 카드로 걸려 있어 회사 장부에 흔적이 없는 경우, 관리자 계정 하나를 제작 업체와 마케팅 대행사가 같이 쓰면서 누가 무엇을 바꿨는지 모르는 경우, 개편할 때마다 새 업체가 소스를 새로 짜서 이전 버전 파일이 회사에 한 벌도 남지 않은 경우입니다.
항목별로 회사가 쥐고 있어야 할 것
아래 표는 홈페이지를 이루는 여섯 항목을 놓고, 회사 손에 어떤 상태로 있어야 하는지와 업체에 무엇을 달라고 해야 하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지금 계약 중인 업체가 있다면 한 줄씩 대조하며 비어 있는 칸을 표시해 두면 됩니다.
| 항목 | 회사가 쥐고 있어야 할 상태 | 업체에 요청할 것 |
|---|---|---|
| 도메인 등록자 | 회사 이름 또는 대표자 이름으로 등록 | 등록자 변경 처리와 변경 후 조회 화면 |
| 도메인 관리 메일 | 회사가 직접 여는 메일 주소 | 담당자 연락처 수정과 갱신 안내 수신 확인 |
| 호스팅 계정 | 회사 명의 계약과 관리 화면 접속 정보 | 계정 아이디와 결제 수단 분리 |
| 관리자 계정 | 대표 관리자 한 개는 회사 보관 | 최고 권한 계정 인계와 업체 계정 삭제 |
| 소스와 데이터베이스 | 최신 파일 한 벌을 사내에 보관 | 압축 파일과 복원 방법 문서 |
| 디자인 원본 | 로고와 배너의 수정 가능한 원본 | 글꼴 이름과 색상 값까지 포함한 전달 |
여섯 줄 가운데 급한 것은 위의 두 줄입니다. 등록자와 관리 메일만 회사 쪽으로 돌려놓으면 업체와 사이가 틀어져도 주소를 잃지는 않습니다. 아래 두 줄은 당장 급하지 않아 보이지만, 업체를 바꾸는 날 이 두 줄이 비어 있으면 새 업체가 처음부터 다시 만들자고 말하게 되고 비용이 다시 듭니다.
명의를 넘겨받는 순서
먼저 지금 상태를 확인합니다. 후이즈 조회 화면에 회사 주소를 넣으면 등록자 이름, 등록 대행 기관, 만료일이 나옵니다. 여기서 등록자가 누구로 적혀 있는지와 만료일이 언제인지를 먼저 적어 둡니다. 만료일이 한 달 안으로 다가와 있으면 이전보다 갱신을 먼저 처리해야 주소가 풀리는 일을 막습니다.
그다음 업체에 정식으로 요청합니다. 메일로 요청해야 기록이 남습니다. 등록자를 회사로 바꾸는 방법과 다른 기관으로 옮기는 방법 중 어느 쪽인지, 처리 기간과 비용은 얼마인지를 물어보고, 옮기는 쪽이면 이전 인증 정보를 받아야 합니다. 등록 기관에 따라 잠금 상태를 풀어야 이전이 시작되므로 잠금 해제 여부도 같이 확인합니다.
세 번째는 백업입니다. 소스 파일과 데이터베이스를 내려받아 회사 저장소에 두고, 관리자 계정으로 직접 로그인해 글과 이미지가 제대로 붙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파일만 받고 열어 보지 않으면 옮긴 뒤에야 빠진 폴더를 발견하게 됩니다.
마지막은 이전 후 점검입니다. 주소창에서 사이트가 열리는지, 보안 인증서가 살아 있는지, 회사 메일이 오가는지, 문의 폼이 실제로 접수되는지를 차례로 확인합니다. 메일은 이전 과정에서 가장 자주 끊기는 부분이라 외부 계정에서 한 통 보내 보는 절차를 넣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다음 업체와 계약할 때 미리 정할 것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계약서 단계에서 네 가지를 적어 두면 됩니다. 도메인과 호스팅은 회사 명의로 등록한다는 문장, 완료 시 인도할 산출물 목록, 유지보수에 포함되는 작업과 별도 비용이 붙는 작업의 구분, 계약이 끝났을 때 계정과 파일을 넘기는 방법입니다. 네 줄이면 충분하고, 이 문장이 없으면 나중에 돈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새로 만들 업체를 고르는 자리에서는 견적 금액보다 인수인계 방식을 먼저 물어보는 편이 낫습니다. 상담 때 홈페이지를 새로 만들 업체에 도메인 명의를 회사로 등록해 주는지, 완료 후 소스와 원본 파일을 어떤 형태로 주는지를 물어보면 답하는 태도에서 일하는 방식이 드러납니다. 준비된 곳은 인도 목록을 먼저 보여 줍니다.
만드는 범위가 화면을 넘어 예약이나 주문 기능까지 간다면 소스 관리 방식을 계약서에 한 줄 더 넣습니다. 예약과 결제까지 묶는 시스템 구축을 맡길 때 소스를 어디에 보관하고 회사가 언제든 내려받을 수 있는지, 나중에 담당 개발자가 바뀌어도 이어서 손댈 수 있게 정리된 문서를 주는지를 못 박아 두면 다음 업체를 부를 때 비용이 줄어듭니다.
점검 목록과 정리
아래 일곱 줄을 지금 상태에 대보면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가 정해집니다. 아니오가 나오는 줄이 업체와 관계가 틀어졌을 때 회사가 잃는 부분입니다.
- 후이즈 조회에서 등록자가 회사로 나오는가
- 도메인 만료일을 회사 달력에 적어 두었는가
- 갱신 안내 메일을 회사 담당자가 직접 받고 있는가
- 호스팅 관리 화면에 회사가 직접 로그인할 수 있는가
- 최고 권한 관리자 계정을 회사가 보관하고 있는가
- 최신 소스와 데이터베이스 백업이 사내에 있는가
- 로고와 배너의 수정 가능한 원본 파일을 받아 두었는가
홈페이지를 새로 단장하는 일정이 잡혀 있다면 그때가 정리하기 가장 좋은 시점입니다. 홈페이지 리뉴얼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도메인 명의와 계정부터 회사로 돌려놓고 나서 화면을 손대면, 옮기는 과정에서 주소가 끊기거나 메일이 멈추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순서를 바꾸면 새 화면은 나왔는데 예전 주소로는 들어갈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홈페이지에서 회사가 끝까지 쥐고 있어야 할 것은 화면이 아니라 주소와 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