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8월 27일 갤럭시 S26 FE를 공개했습니다. 국내 출시는 9월 4일, 256GB 모델 기준 출고가는 104만 5,000원입니다. 이 숫자가 눈에 걸리는 이유는 성능 때문이 아니라 이 제품이 보급형으로 소개됐기 때문입니다.

보급형이 104만 5,000원이 된 해
사양만 놓고 보면 납득이 갑니다. 6.7형 다이내믹 AMOLED 2X 화면에 최대 120Hz 주사율, 3나노 공정의 엑시노스 2500, 8GB 메모리에 256GB 저장 공간입니다. 후면은 5,000만 화소 광각과 1,200만 초광각, 800만 망원으로 구성된 트리플 카메라이고 3배 광학줌을 지원합니다. 두께 7.4mm에 무게 193g이면서 배터리는 4,900mAh입니다.
문제는 이름표입니다. 프리미엄 아래 단계로 소개된 제품의 가격이 100만 원을 넘었다는 것은, 그 아래 있던 자리가 조용히 비었다는 뜻입니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것은 값이 올랐다는 사실보다 고를 수 있는 중간이 없어졌다는 쪽입니다.
중간이 사라지면 판매자에게 생기는 일
이 현상은 휴대폰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원가가 오르면 대부분의 가게와 회사가 같은 선택을 합니다. 가장 비싼 상품은 그대로 두고, 가장 싼 상품은 구성을 덜어 가격을 지키고, 그 사이에 있던 것을 하나둘 없앱니다. 관리 품목이 줄어드니 당장은 편합니다.
그런데 매출은 다르게 반응합니다. 중간이 없어지면 고민하던 손님이 위로 올라가는 대신 아래로 내려가거나, 아예 결정을 미룹니다. 객단가는 그대로인데 결제 건수만 줄어드는 구간이 여기서 나옵니다. 가격을 올려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계단이 너무 벌어져서 생긴 문제입니다.
가격 계단을 다시 짤 때 확인할 다섯 가지
- 중간이 실제로 팔리는지부터 셉니다. 세 가지 가격대가 있다면 최근 석 달 판매 건수를 가격대별로 나눠 봅니다. 중간이 전체의 10%도 안 된다면 그것은 중간이 아니라 진열용입니다.
- 가장 싼 선택지가 하는 일을 정합니다. 제일 싼 상품은 이익을 내는 자리가 아니라 처음 결제하게 만드는 자리입니다. 여기서 남기려고 하면 두 번째 구매가 오지 않습니다.
- 비교가 벌어지는 화면을 봅니다. 손님은 표를 보고 고르지 않고 첫 화면에서 두세 개만 비교합니다. 가격대가 나란히 보이지 않으면 계단을 아무리 잘 짜도 전달되지 않습니다. 쇼핑몰 디자인를 손볼 때 상세 페이지보다 목록 화면을 먼저 보는 이유입니다.
- 가격을 설명하는 자리를 만듭니다. 값이 오를수록 이유를 묻는 문의가 늘어납니다. 응대로 매번 답하지 말고 홈페이지 화면 한 곳에 구성과 포함 범위를 적어 두면 문의 자체가 줄어듭니다.
- 두 번째 구매를 받는 자리를 확인합니다. 가격이 오른 시장에서 남는 것은 신규가 아니라 재구매입니다. 다시 부를 수단이 문자뿐이라면 도달률이 계속 떨어집니다. 자사 앱 개발을 고민한다면 기능이 아니라 재구매 경로 하나만 먼저 만드는 편이 빠릅니다.
가격을 정하는 일은 숫자를 고르는 일이 아니라, 손님이 고를 수 있는 계단을 몇 개 남길지 정하는 일입니다.
올리기 전에 먼저 하는 것
인상은 한 번 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올리기 전에 두 가지를 먼저 해보시기 바랍니다. 하나는 구성을 나누는 것입니다. 지금 하나로 묶여 있는 상품에서 잘 쓰이지 않는 부분을 떼어내면, 같은 원가로도 낮은 가격대가 하나 생깁니다. 다른 하나는 주기를 바꾸는 것입니다. 한 번에 받는 금액을 나눠 받는 구조로 옮기면 인상 폭이 그대로여도 저항이 줄어듭니다.
둘 다 해봤는데도 남는 게 없다면 그때는 올리는 것이 맞습니다. 다만 그때는 얼마를 올렸는지가 아니라,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같이 적어 두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