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뉴스는 대개 남의 일처럼 읽힙니다. 그런데 이번 게르마늄 이야기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값이 오르는 정도가 아니라 사고 싶어도 물건이 없는 상태에 가깝고, 그 여파가 광학 장비와 센서, 통신 부품처럼 우리가 실제로 사서 쓰는 물건 쪽으로 내려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숫자로 보는 현재 상황
순도 99.999%급 게르마늄은 이달 기준 1킬로그램에 평균 9,568위안, 우리 돈으로 약 185만 원 선입니다. 2020년 8월의 4,950위안과 비교하면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중국 비철금속 연구기관 안타이커 집계로는 이달 초 게르마늄 잉곳 가격이 1킬로그램에 1만 2,000위안, 약 220만 원까지 올라 2006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값을 기록했습니다. 재고가 빠르게 줄면서 실제 거래는 1만 5,000위안, 약 280만 원 수준에서 이뤄진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배경은 단순합니다. 중국은 2023년 8월 게르마늄과 갈륨에 수출 허가제를 도입했고, 2024년 12월부터는 미국으로 나가는 물량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공급 부족은 계속 커지는 추세로, 세계 시장 기준 부족분이 2024년 48톤, 2025년 72톤, 올해는 101톤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습니다.
이게 왜 우리 견적서에 나타나는가
게르마늄은 적외선 광학 렌즈, 광섬유, 고효율 태양전지, 일부 반도체 공정에 들어갑니다. 열화상 카메라, 야간 감시 장비, 특정 대역의 광통신 모듈이 대표적입니다. 완제품을 사는 입장에서는 소재 이름을 볼 일이 없지만, 납기가 갑자기 길어지거나 견적이 분기마다 바뀌는 형태로 먼저 체감됩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대체 광물을 찾는 일이 아닙니다. 그건 우리 몫이 아닙니다. 대신 우리가 정할 수 있는 것은 하나 있습니다. 만들려는 시스템이 특정 하드웨어에 얼마나 매여 있는가입니다.
조달 계획에서 확인할 세 가지
1. 부품 단위로 묶여 있는지 확인합니다
센서나 모듈을 쓰는 제품이라면, 그 부품이 단종되거나 값이 두 배가 됐을 때 무엇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지 적어 보시기 바랍니다. 소프트웨어만 고치면 되는 구조와 기판부터 다시 떠야 하는 구조는 대응 비용이 열 배 넘게 차이 납니다. IoT 임베디드 방식으로 기기를 설계할 때는 특정 칩에 맞춘 코드와 그 위에 올라가는 로직을 처음부터 분리해 두는 편이 이런 국면에서 값을 합니다.
2. 기계로 풀던 일을 다시 봅니다
현장에서 쓰는 기능 중에는 습관적으로 전용 단말을 사서 해결해 온 것들이 있습니다. 하드웨어 값과 납기가 흔들리는 시기에는 이 목록을 한 번 뒤집어 볼 만합니다. 손님이나 직원이 이미 들고 다니는 기기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이라면 모바일 앱으로 대체하는 쪽이 조달 위험 자체를 없애 줍니다. 물론 전부 그렇게 되지는 않습니다. 저울, 프린터, 계량 장비처럼 물리적으로 필요한 것은 남습니다. 구분해서 적는 것이 목적입니다.
3. 여러 공급처가 물리는 지점을 찾습니다
부품, 장비, 소프트웨어를 각기 다른 업체에서 받고 있다면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 경계가 흐려집니다. 납기가 밀린 이유가 소재인지 제조인지 통합 쪽인지 확인하는 데만 몇 주가 갑니다. 여러 벤더가 얽히는 시스템 통합 프로젝트일수록 계약 단계에서 지연 시 통보 시점과 대체품 승인 절차를 문서에 넣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소재 값은 우리가 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 값이 흔들릴 때 무엇까지 같이 흔들리는지는 설계 단계에서 정해집니다.
당장 할 수 있는 일
이번 달 안에 할 수 있는 것은 소박합니다. 쓰고 있는 장비 목록을 뽑고, 그중 광학·센서·통신 모듈이 들어간 항목에 표시를 합니다. 그다음 각 항목의 최근 견적 유효기간이 얼마나 짧아졌는지 확인합니다. 유효기간이 눈에 띄게 줄어든 품목이 압박을 먼저 받는 쪽입니다.
그 목록이 있으면 내년 예산에서 어디에 여유를 둬야 하는지가 자동으로 나옵니다. 목록이 없으면 값이 오른 뒤에야 알게 되고, 그때는 선택지가 하나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