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금융기관까지 겨냥한 이른바 세컨더리 제재 카드를 다시 꺼냈다. 재무장관은 “이란과 금융·상업적 연결을 유지하는 나라는 번영으로 가는 통로가 막힐 것”이라며 사실상 양자택일을 압박했고, 시장은 발표 일정을 주시하고 있다.
규모가 큰 수출입 기업만의 얘기로 들리지만 실무 영향은 훨씬 아래까지 내려온다. 은행이 송금 목적을 캐묻고, 원청이 협력사에 거래 상대 확인서를 요구하고, 해외 결제 대행사가 계정을 갑자기 잠그는 식이다. 이때 회사가 내밀어야 하는 건 거래처 명단이 아니라 거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저희는 그런 거래 안 합니다”는 답이 안 된다. 답이 되는 건 언제, 누가, 무엇을 근거로 승인했는지가 남은 화면이다.

기록이 없다는 건 대개 이런 상태다
- 거래처 정보가 담당자 엑셀, 메신저 대화, 세금계산서 세 곳에 흩어져 있다
- 같은 회사가 상호·사업자번호 표기만 다르게 두세 번 등록돼 있다
- 신규 거래처를 누가 승인했는지 남아 있지 않다
- 계약서 최종본이 어느 폴더에 있는지 사람마다 다르게 안다
- 퇴사자 메일함에만 있는 합의 내용이 있다
규모별로 다른 최소 기준
10인 이하 — 한 곳에 모으는 것부터
도구를 새로 사기 전에 “거래처 원장 하나”를 정하는 게 먼저다. 상호, 사업자번호, 담당자, 최초 거래일, 승인자, 계약서 링크까지 여섯 칸이면 충분하다. 중요한 건 칸 수가 아니라 여기 없으면 거래하지 않는다는 규칙이다.
30~100인 — 승인 흐름을 시스템 안으로
이 규모부터는 신규 거래처 등록과 지출 승인이 메신저에서 이뤄지면 추적이 끊긴다. 그룹웨어에 결재선을 태워 승인 이력이 자동으로 남게 하고, 거래처 코드가 회계·구매·영업에서 같은 값을 쓰도록 맞춘다.
100인 이상 — 데이터 정합성이 관건
부서마다 다른 시스템을 쓰면 같은 거래처가 다른 코드로 살아난다. ERP 구축 단계에서 마스터 데이터의 주인을 한 부서로 정해두지 않으면, 몇 년 뒤 정합성 정리에 더 큰 비용이 든다.
지금 30분이면 끝나는 자가 점검
- 최근 6개월 신규 거래처를 뽑아 승인자 이름이 남아 있는 비율을 센다
- 상호 중복·유사 등록 건을 검색해 통합한다
- 해외 송금 건은 거래 목적과 근거 문서를 한 폴더에 모은다
- 계약서 최종본 보관 위치를 한 줄 규칙으로 공지한다
- 퇴사자 계정에 남은 거래 관련 메일·파일을 인계 목록에 넣는다
이미 쓰는 시스템이 있는데 현장에서 안 쓰인다면, 대개 입력 화면이 번거로워서다. 이럴 때는 전면 교체보다 자주 쓰는 몇 개 화면만 떼어내 업무용 웹앱으로 만들어 현장 입력을 살리는 편이 빠르다.
정리
제재든 세무조사든 원청 실사든, 요구하는 건 결국 같다. “이 거래를 왜 했는지 설명해 보라”는 것이다. 설명은 기억이 아니라 기록에서 나온다. 거래처가 늘어나는 시기에 명단만 길어지고 기록이 따라오지 않으면, 나중에 그 차이를 메우는 비용은 훨씬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