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면에 실린 기사 한 줄이 눈길을 끈다. “앱으로 불면증 치료, 사기 아니냐고요?” 식약처 1호 디지털 치료기기로 허가받은 ‘솜즈’의 임상 결과가 나왔는데, 치료 반응률이 60%를 넘고 완치율도 40% 안팎이라고 한다. 수면제의 반응률이 70%대인 것을 감안하면 약을 상당 부분 대신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약을 끊거나 줄인 환자 사례가 이어지고, 뇌 재활 분야에서는 처방량보다 더 훈련한 환자 비율이 149%까지 나온 앱도 있다. 여기서 사업자가 읽어야 할 대목은 의학이 아니다. 사람들이 이제 가장 사적이고 절박한 문제—잠, 통증, 재활—까지 손안의 화면에서 해결하려 한다는 사실이다. 병원 문턱을 넘는 대신 앱을 켜는 습관이 자리 잡았다면, 그보다 훨씬 가벼운 결정인 주문·예약·문의는 이미 오래전에 화면으로 옮겨 갔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질문은 하나로 좁혀진다. 손님이 살고 있는 그 화면 안에 내 사업의 자리가 있는가. 앱 개발이 IT 회사만의 과제가 아니게 된 이유다.

앱이 신뢰를 얻는 방식은 ‘기능’이 아니라 ‘지속’이다
디지털 치료제가 흥미로운 이유는 화려한 기능으로 이긴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하는 일은 단순하다. 매일 잠든 시각과 깬 시각을 기록하게 하고, 정해진 규칙을 지키게 하고, 그 데이터를 근거로 다음 지시를 준다. 성패를 가른 것은 환자가 그 과정을 끝까지 따라오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순응도 80%, 이행률 149% 같은 숫자가 말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사업의 앱도 다르지 않다. 손님은 기능이 많아서 앱을 남겨 두지 않는다. 매번 같은 자리에서 같은 방식으로 필요한 일이 끝나기 때문에 남겨 둔다. 주문 세 번 만에 끝나는 경험, 지난번 주문이 그대로 기억되는 편리함, 밤 열한 시에도 열려 있다는 안심. 이 반복이 쌓이면 손님은 검색창을 거치지 않고 곧장 우리 아이콘을 누른다. 플랫폼 수수료로는 결코 살 수 없는 자산이다.
내 사업에 ‘앱 접점’이 필요해졌다는 신호
- 영업시간이 끝난 뒤 들어온 주문·예약 문의를 다음 날에야 확인할 때
- 단골에게 새 소식을 전할 방법이 문자 광고밖에 없을 때
- 플랫폼 정산 내역을 볼 때마다 ‘내 채널’이 아쉬워질 때
거창한 앱 말고, 동선 하나부터
앱이라고 하면 대기업 서비스를 떠올려 지레 부담을 갖기 쉽지만, 사업자에게 필요한 것은 손님의 동선 하나를 제대로 받아 내는 화면이다. 이미 홈페이지나 예약 페이지가 돌아가고 있다면 그 자산을 그대로 살려 앱 형태로 감싸는 하이브리드앱 방식이 비용과 기간을 가장 크게 줄여 준다. 설치를 요구하지 않고 링크만으로 앱처럼 쓰이게 하는 웹앱 개발 방식은 재방문 주기가 길거나 신규 손님 비중이 큰 사업에 특히 잘 맞는다. 회원 적립·푸시 알림처럼 단골을 붙잡는 기능까지 염두에 둔다면 처음부터 제대로 설계하는 앱 개발으로 가는 편이 결국 저렴하다. 순서는 정해져 있지 않지만 원칙은 같다—기능 목록이 아니라 손님이 가장 자주 하는 행동 하나에서 시작할 것.
불면증 환자가 매일 밤 앱을 여는 시대다. 하물며 우리 가게에 주문을 넣는 일이 전화 연결음을 기다려야 할 이유는 없다.
디지털 치료제의 남은 숙제는 비용과 제도라고 한다. 반대로 사업의 앱에는 그런 문턱이 없다. 오늘 밤에도 손님의 엄지손가락은 화면 위를 돌아다니고 있고, 그 위에 내 사업의 자리를 만드는 일은 지금 결정하면 되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