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뷰티 제품을 흉내 낸 모조품이 유럽 시장까지 번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제품명은 물론 포장 디자인과 문구까지 비슷하게 베낀 물건이 온라인 마켓을 통해 팔리는 구조다. 이런 시장은 한 판매자를 내려도 며칠 뒤 같은 이름으로 다른 계정이 다시 올라온다. 브랜드 입장에서 억울한 부분은 매출을 빼앗기는 것보다, 품질이 나쁜 가짜를 쓴 사람의 실망까지 원래 브랜드가 뒤집어쓴다는 데 있다.

가짜와 싸우는 방식은 두 가지다
하나는 사후 단속이다. 신고하고, 내리고, 다시 올라오면 또 신고한다. 해외 마켓까지 걸치면 시간과 비용이 계속 들어가는데 효과는 그때뿐이다. 다른 하나는 진짜를 확인할 수 있는 기준점을 만들어 두는 것이다. 소비자가 “이게 정품 맞나” 싶을 때 검색해서 도착하는 곳이 있고, 그곳의 정보가 최신이면 가짜는 저절로 어색해진다. 앞의 방법은 상대를 쫓아다니는 일이고, 뒤의 방법은 내 자리를 지키는 일이다.
기준점은 결국 ‘내 주소’다
기준점 역할을 하는 것은 브랜드가 직접 운영하는 공식 사이트다. 여기서 중요한 건 화려함이 아니라 확인 가능한 정보의 최신성이다. 현재 판매 중인 제품 목록, 정식 판매처 안내, 패키지 변경 이력, 문의 창구가 한자리에 정리되어 있으면 소비자는 30초 만에 판단할 수 있다. 반대로 마지막 업데이트가 2년 전인 사이트는 가짜를 가려 주기는커녕 브랜드 자체를 의심하게 만든다. 사이트를 오래 방치했다면 새 광고를 집행하기 전에 홈페이지 제작 업체를 통해 이 기준점부터 손보는 편이 순서상 맞다.
파는 자리를 직접 갖는다
확인만으로 끝나면 아깝다. 정품인지 확인하러 온 사람은 이미 구매 의사가 있는 손님이다. 이때 “정식 판매처는 아래 마켓입니다”로 넘기면 그 손님의 이름도, 재구매 시점도 남지 않는다. 자사몰이 있으면 확인과 구매가 한 흐름으로 이어지고, 무엇보다 누가 무엇을 언제 다시 샀는지가 내 데이터로 쌓인다. 상품 수가 적은 브랜드일수록 복잡한 기능보다 제품 상세와 결제까지의 단계를 줄이는 쇼핑몰 디자인이 매출 차이를 만든다. 마켓 입점을 접으라는 말이 아니라, 돌아올 주소를 하나 갖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다시 부를 수단이 있는가
화장품처럼 다 쓰면 또 사는 제품은 재구매 주기가 비교적 일정하다. 그래서 “떨어질 때쯤 먼저 알려 주는” 접점을 가진 브랜드가 유리하다. 앱은 그 알림을 광고비 없이 보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단이고, 정품 등록이나 사용 기록 같은 기능을 붙이면 모조품이 흉내 내기 어려운 경험이 된다. 처음부터 큰 규모로 갈 필요는 없어서, 재구매율이 확인된 뒤 어플개발 단계로 넘어가도 늦지 않다.
가짜를 전부 없앨 수는 없다. 다만 진짜가 어디에 있는지는 브랜드가 정할 수 있다.
모조품 문제는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통제할 수 없는 쪽에 힘을 쓰는 대신, 확인할 자리·파는 자리·다시 부를 수단이라는 세 가지를 갖춰 두는 편이 실속 있다. 이 세 가지는 짝퉁이 흉내 낼 수 없는 유일한 자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