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2척과 카타르 LNG 운반선 등 상선 3척이 잇따라 피격됐고, 미군은 보복으로 이란 본토 80여 곳을 공습했다. 여기에 미국이 이란산 원유 제재 면제까지 되돌리자 국제 유가는 상승폭을 5%대까지 키웠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상당 부분이 지나는 바닷길이 흔들리는 것이다. 기름값의 충격은 주유소에서 끝나지 않는다. 해상 운임과 항공 운임, 원자재와 수입 부품 단가를 시차를 두고 밀어 올리고, 결국 대부분 기업의 원가표를 다시 쓰게 만든다. 이때 갈리는 것이 있다. 오늘의 유가가 우리 회사 마진에 얼마나 반영되는지 바로 꺼내 볼 수 있는 회사와, 월말 결산이 끝나야 아는 회사다.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이 ERP 구축 같은 업무 시스템이다.

위기는 ‘모르는 사이’에 원가를 갉아먹는다
환율·유가 같은 외부 변수가 출렁일 때 가장 위험한 회사는 손해 보는 회사가 아니라, 손해 보는 줄 모르는 회사다. 수입 단가는 이미 올랐는데 견적은 석 달 전 단가로 나가고, 재고는 얼마나 있는지 담당자 엑셀을 열어 봐야 알고, 운임 인상분이 어느 거래처 마진을 깎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런 회사는 위기가 지나간 뒤에야 결산서에서 상처를 발견한다. 반대로 구매·재고·판매가 한 시스템 위에서 돌아가는 회사는 원가가 오른 그 주에 견적과 발주를 조정한다.
외부 충격에 취약한 회사의 신호
- 수입 단가·운임이 올라도 견적서가 예전 단가로 나갈 때
- 재고·원가 현황이 부서마다 다른 엑셀에 흩어져 있을 때
- 위기 상황에서 부서 간 공유가 전화와 단톡방뿐일 때
흔들리는 시기일수록 시스템이 골격이다
준비의 핵심은 숫자가 한곳에 모이게 만드는 것이다. 구매 단가부터 재고·원가·마진까지 실시간으로 잡아 주는 ERP 구축이 의사결정의 속도를 바꾸고, 구매·물류·판매처럼 따로 노는 시스템들을 하나로 잇는 SI 구축이 데이터의 단절을 없앤다. 유가 급등 같은 비상 상황에서 부서끼리 상황을 공유하고 빠르게 결재를 돌리려면 그룹웨어 구축까지 갖춰 두는 편이 좋다. 전부 한 번에 할 필요는 없다. 지금 가장 자주 ‘몰라서 늦는’ 지점부터 시스템으로 옮기면 된다.
호르무즈의 포연은 우리 회사 원가표까지 날아온다. 유가는 사장님이 어쩔 수 없지만, 그 충격을 언제 알아차리느냐는 시스템이 정한다.
중동 정세는 예측할 수 없고, 이번 사태가 어떻게 끝나든 다음 충격은 또 온다. 확실한 것 하나는, 외부 변수가 요동칠 때마다 회사의 숫자를 실시간으로 쥐고 있는 쪽이 덜 다친다는 사실이다. 원가가 출렁이는 지금이 시스템을 점검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