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취업자 증가 폭이 10만 명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성장률 전망은 올라갔는데 고용 전망은 오히려 뒷걸음질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회사 안에서 이 이야기는 한 문장으로 번역된다. 일은 줄지 않는데 사람은 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해에 대부분의 팀은 “더 열심히”로 버티려 하고, 그 방식은 대개 3개월을 넘기지 못한다.

업무량이 아니라 결정의 수를 줄인다
인원이 고정된 상태에서 시간을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뿐이다. 일을 없애거나, 결정을 없애는 것이다. 일을 없애는 쪽은 대개 권한 밖이지만 결정을 없애는 쪽은 팀 안에서 바로 가능하다. 그리고 실제로 하루를 잡아먹는 것은 큰 결정이 아니라 매번 다시 정해야 하는 작은 결정들이다.
회의 시작 시각을 매번 조율하는 것, 문서를 어디에 둘지 매번 묻는 것, 승인 라인을 매번 확인하는 것. 하나하나는 1~2분이지만 열 명이 하루에 열 번씩 하면 팀 단위로 한나절이 사라진다. 이런 결정은 성과와 무관하므로 기본값을 정해 고정하면 그만큼이 그대로 시간으로 돌아온다.
기본값으로 바꾸기 좋은 항목
- 정기 회의 시간과 길이: 요일·시각·최대 길이를 고정하고, 안건이 없으면 자동으로 취소한다.
- 문서 위치와 이름 규칙: 어디에 두는지 묻는 질문이 사라지면 검색 시간도 함께 사라진다.
- 승인 기준선: 금액·범위 기준을 정해 그 아래는 보고 없이 진행한다.
- 반복 주문과 정기 지출: 소모품, 구독, 식사처럼 매달 반복되는 항목은 한 번 정하고 자동으로 돌린다.
사무실에서 가장 자주 반복되는 결정
의외로 팀에서 가장 자주 반복되는 결정은 업무가 아니라 점심이다. 매일 같은 시간에 여러 명이 모여 “뭐 먹지”를 정하고, 이동하고, 기다린다. 이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식사 시간과 별개로 하루 20~30분씩 쌓인다. 야근이 잦은 팀이라면 저녁까지 같은 일이 한 번 더 일어난다.
그래서 인원을 늘리지 못하는 조직일수록 직장인 도시락처럼 결정 자체를 없애는 방식이 효과가 크다. 인원과 요일이 대체로 일정한 팀이라면 회사 도시락 형태로 고정해 두면 매일의 조율이 사라지고, 프로젝트 마감처럼 일시적으로 인원이 몰리는 기간만 도시락 주문으로 유연하게 늘리는 방식도 가능하다. 핵심은 메뉴가 아니라 매일 다시 정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다.
자동화보다 먼저 할 것
도구를 붙이기 전에 확인할 것이 하나 있다. 지금 반복되는 일 중 화면 밖에서 벌어지는 일이 무엇인지다. 메신저로 오가는 확인, 구두로 전달되는 일정, 개인 수첩에만 있는 목록은 어떤 자동화 도구로도 잡히지 않는다. 이걸 먼저 기록 가능한 형태로 옮겨야 그다음 단계가 의미가 있다.
- 이번 주에 두 번 이상 똑같이 답한 질문을 적어 둔다.
- 그 질문의 답을 문서 한 곳에 옮기고 링크를 공유한다.
- 다음에 같은 질문이 오면 답 대신 링크를 보낸다.
사람을 못 늘리는 해에 팀이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자원은, 반복해서 다시 정하느라 쓰던 시간이다.
정리하면 채용이 막힌 국면에서 성과를 지키는 방법은 강도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결정의 총량을 줄이는 것이다. 이번 주에 하나만 한다면, 팀에서 가장 자주 반복되는 질문 세 개를 골라 기본값을 정해 보자. 늘어난 시간은 인원 한 명 몫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