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뉴스는 보통 대출 이자 이야기로 끝납니다. 그런데 회사를 굴리는 쪽에서 보면 이자는 여러 항목 중 하나일 뿐입니다. 금리가 올라가면 임대료 재계약, 장비 리스, 결제 대행 수수료, 거래처의 대금 지급 주기까지 같이 흔들립니다. 이자율을 확인하는 일과 비용 구조를 확인하는 일은 다릅니다.

이번에 바뀐 것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8월 27일 기준금리를 연 3.0%로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전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같은 폭을 올린 결정입니다. 한국은행은 수출이 좋고 내수가 살아나면서 성장세가 예상보다 높은 반면 물가 상승률은 상당 기간 목표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 오름세가 퍼지기 전에 미리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더 눈여겨볼 것은 그다음입니다. 함께 공개된 금통위원들의 6개월 뒤 기준금리 전망은 중간값이 3.25%였습니다. 3.25%를 제시한 위원이 가장 많았고 3.50%가 그다음, 지금 수준인 3.00%를 유지하자는 쪽은 소수였습니다. 지금 숫자가 꼭대기가 아닐 가능성을 전제로 계획을 세우는 편이 안전하다는 뜻입니다.
금리를 따라 움직이는 항목부터 찾습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계약서를 꺼내 금리나 물가에 연동되는 조항이 들어간 계약을 표시하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많습니다.
- 변동금리 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한도 — 잔액이 아니라 한도 전체에 붙는 약정 수수료도 함께 확인합니다
- 장비와 차량 리스 — 재계약 시점의 기준금리를 반영하는 조항이 있는지 봅니다
- 사무실 임대 계약 —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쓰는 비율이 금리를 따라갑니다
- 거래처 결제 조건 — 상대가 자금이 마르면 지급이 늦어지고, 그만큼 우리 운전자금이 필요해집니다
다음은 지출의 성격을 나누는 일입니다
1. 미루면 손해가 나는 것과 미뤄도 되는 것
금리가 오를 때 흔히 하는 실수는 모든 지출을 똑같이 줄이는 것입니다. 그러면 당장 티가 안 나는 유지 보수부터 잘려 나가고, 몇 달 뒤 더 큰 비용으로 돌아옵니다. 나눠야 할 기준은 금액이 아니라 미뤘을 때 비용이 커지는가입니다. 서버 이중화나 보안 패치처럼 사고 한 번에 몇 배로 불어나는 항목은 뒤로 미루면 안 되고, 새 사무 가구나 재작업이 필요 없는 개편은 미뤄도 됩니다.
2. 사람이 쓰는 시간에서 새는 비용
돈이 아니라 시간으로 나가는 비용은 장부에 안 보입니다. 엑셀을 손으로 합치고, 결재를 카톡으로 받고, 재고를 눈으로 세는 작업은 인원이 늘 때만 비용이 보이지만 사실 매달 나가고 있습니다. 대출을 늘려 사람을 뽑기 어려운 국면일수록 이 쪽이 먼저 손볼 곳입니다. 이미 쓰고 있는 도구가 있다면 새로 사기보다 연결이 끊긴 구간을 먼저 찾으시기 바랍니다. 주문과 재고와 정산이 각각 다른 곳에 저장돼 있다면 사내 ERP 쪽부터 정리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3. 결재와 승인이 지나가는 길
비용을 줄이겠다고 결정한 뒤에도 실제로 안 줄어드는 회사가 많습니다. 대부분 승인 경로가 사람 머릿속에만 있어서입니다. 누가 얼마까지 승인하는지, 예외는 누가 허락하는지가 기록으로 남지 않으면 감축은 첫 달만 지켜집니다. 규모가 작더라도 그룹웨어 도입으로 결재선을 눈에 보이게 만들어 두면, 다음에 비용을 다시 볼 때 무엇이 왜 통과됐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하드웨어를 늘리는 계획
금리가 오르면 한 번에 목돈이 나가는 투자부터 부담이 커집니다. 단말기나 장비를 대수로 늘리는 계획이 있다면, 그 기능이 꼭 기계여야 하는지부터 다시 보시기 바랍니다. 손님 휴대폰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이라면 키오스크를 대체하는 QR 주문 방식이 초기 비용과 고장 대응 비용을 동시에 줄여 줍니다. 반대로 현금이나 대면 응대가 반드시 필요한 곳이라면 기계 쪽이 맞습니다. 기준은 유행이 아니라 회수 기간입니다.
금리가 올랐을 때 바뀌는 것은 이자율 한 줄이 아니라, 어떤 지출을 지금 해도 되는가에 대한 기준선입니다.
연말까지 정해 둘 것
전망대로 한 번 더 오르면 계획을 다시 짜야 하는 회사가 많습니다. 그때 급하게 결정하지 않으려면 지금 두 가지를 정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첫째, 금리가 0.25%포인트 더 올랐을 때 우리 월 고정비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한 줄로 계산해 둡니다. 둘째, 그 금액을 어디서 흡수할지 미리 순서를 매겨 둡니다.
이 두 가지가 종이에 적혀 있으면 다음 발표는 뉴스로 끝납니다. 적혀 있지 않으면 발표 때마다 회의가 열리고, 회의가 길어질수록 결정은 늦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