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공채가 사라진 자리, 길어진 준비 기간을 버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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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도 카카오도 신입 개발자 정기 공채를 사실상 접었다는 소식이 나왔다. 없어진 것은 채용이 아니라 정해진 날짜다. 필요할 때 필요한 자리만 뽑는 수시 채용으로 옮겨 가면서, 준비하는 쪽의 시간표도 함께 바뀌었다. 몇 달 몰아쳐서 치르는 시험이 아니라, 언제 열릴지 모르는 문 앞에서 계속 준비된 상태를 유지하는 일이 됐다.

수시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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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채는 사건이었고 수시는 상태다

정기 공채가 있던 시절의 준비는 구조가 단순했다. 공고가 뜨는 달이 정해져 있으니 거기에 맞춰 몰아치면 됐다. 끝나면 결과가 나오고, 다음 시즌까지는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수시 채용은 다르다. 공고는 예고 없이 뜨고, 대개 2~3주 안에 마감된다. 그 안에 지원서와 과제와 면접이 한꺼번에 몰린다. 결국 평소에 어느 정도 준비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느냐가 결과를 가른다.

문제는 이 ‘유지’가 사람을 지치게 한다는 점이다. 시험은 끝이 있어서 버틸 수 있지만, 상태는 끝이 없다. 반년, 1년을 넘기는 준비 기간에서 실제로 사람을 주저앉히는 것은 실력의 한계보다 생활이 무너지는 순서인 경우가 훨씬 많다. 수면이 먼저 흔들리고, 끼니가 그다음이고, 그러고 나면 공부 시간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같은 시간의 밀도가 떨어진다.

긴 준비를 무너뜨리는 건 대개 리듬이다

하루 열 시간을 앉아 있어도 집중한 시간이 세 시간이면 그건 세 시간짜리 하루다. 장기전에서는 총량보다 같은 시간에 반복해서 앉는 습관이 성과를 만든다. 그래서 오래 준비하는 사람일수록 공부 계획보다 먼저 정리해야 하는 것이 식사와 수면 시간이다. 끼니를 정해진 시간에 먹으면 그 앞뒤로 일정이 자동으로 붙고, 끼니가 불규칙하면 하루 전체가 밀린다.

학원가나 독서실에서 하루를 통째로 보내는 경우라면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하다. 매번 나가서 무엇을 먹을지 정하는 데만 하루 30~40분이 사라지고, 그 시간에 흐트러진 집중은 다시 올라오는 데 더 걸린다. 정해진 시간에 도착하는 학원 도시락이나 독서실 도시락을 이용하는 방식이 자리 잡은 것도 그래서다. 메뉴를 고르는 결정 자체를 없애면, 그만큼의 여력이 공부 쪽에 남는다.

기록이 남아 있는 사람이 유리해진다

수시 채용의 또 다른 특징은 이력서보다 결과물을 먼저 본다는 점이다. 공고가 떴을 때 급하게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지난 1년 동안 무엇을 만들었고 어디서 막혔고 어떻게 해결했는지가 어딘가에 남아 있어야 한다. 완성도 높은 프로젝트 하나보다, 꾸준히 갱신된 기록 여러 개가 더 설득력 있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준비의 순서를 이렇게 바꾸는 편이 낫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앉는 리듬을 먼저 만들고, 그 리듬 안에서 만든 것을 계속 기록해 두고, 공고가 떴을 때는 정리만 해서 내보낸다. 반대로 하면, 즉 공고를 보고 나서 준비를 시작하면 2~3주 안에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학교와 교육 현장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 변화는 취업 준비생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정해진 시험 한 번으로 끝나던 평가가 과정 평가로 옮겨 가면서, 학교에서도 하루의 리듬을 오래 유지하는 쪽이 유리해지고 있다. 야간 자율학습이나 방과 후 프로그램이 길어진 곳에서 학교 도시락 같은 단체 급식 방식을 함께 정리하는 것도, 결국 공부 시간을 늘리는 게 아니라 흐트러지는 시간을 줄이는 접근이다.

정해진 날짜가 사라지면 실력은 순간이 아니라 상태가 된다. 상태를 지탱하는 건 의지가 아니라 반복이다.

공채가 사라졌다는 소식은 문이 좁아졌다는 뜻으로만 읽히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 바뀐 것은 준비의 성격이다. 짧게 몰아치는 능력에서, 오래 유지하는 능력으로. 오늘 준비 계획을 다시 짠다면 공부 시간표보다 먼저 잠자는 시간과 먹는 시간을 고정해 보자. 대부분의 장기전은 거기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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